과학

[스크랩] 구피의 진화 과정

토양환경 2007. 2. 13. 20:05

구피와 진화 과정

 

 

Rrea 알비노/구피

 

 

모스코 그린/구피 |

 

 

레이스/구피

 

 

다윈은 자연선택을 누군가 실제로 눈으로 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실험에 쓴 비둘기가 보여준 변종 정도가 그저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다윈은 야생에서는 진화의 과정이 워낙 느리고 완만해서 마치 비가 결국 산을 깎아서 없애는 것을 볼 수 없듯이 자연선택의 과정도 한 사람의 삶 속에서는 볼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대적 종합론에 기초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오늘날의 생물학자들은 실제로 진화 과정의 한 장면이 눈앞에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리버사이드 분교의 생물학자인 데이비드 레즈닉은 트리니다드의 숲에서 이러한 진화 과정의 한 장면을 엿볼 수 있었다. 이곳에 사는 구피(guppy, 송사리과의 열대어로 관상용으로 많이 기름) 중 낮은 지역에 서식하는 것들은 포식자의 공격에 시달렸지만 지대가 높은 곳, 그러니까 상류 쪽에 사는 것들은 포식자들이 폭포나 좁은 바위 틈을 거슬러 올라 상류 쪽에 사는 것들은 상류로 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1980년대 말에 레즈닉은 구피를 실험대상으로 삼았다.

 

다른 동물들처럼 구피에게도 '삶의 시간표'가 있다. 그러니까 성적으로 성숙하기까지 얼마나 걸리고, 그 기간 중 얼마나 성장하며, 다 자란 후 얼마나 사는가 등이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다. 돌연변이로 인해 이 시간표가 바뀌고 이에 따라 후손을 좀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된 동물의 경우에는 삶의 시간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이론 생물학자들은 예측했다. 레즈닉은 이런 예측을 실험에 옮겼다.

 

포식자가 많은 호수에 사는 구피의 경우 삶의 시간표가 빨리 돌아가는 것이 늦게 돌아가는 것보다 후손 확보에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항상 죽음의 위협에 시달리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성장해서 가능한 한 빨리 교미하여 가능한 한 많은 후손을 얻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이렇게 빨리 자라면 구피의 수명은 줄어들 수 있고 일찍 후손을 낳기 때문에 구피 암컷은 새끼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줄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새끼들은 어려서 죽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레즈닉은 일찍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방금 말한 모든 위험이 상쇄될 수 있다고 추론했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가를 보기 위해 레즈닉은 아래쪽 호수에서 공포에 떨며 사는 구피 몇 마리를 포식자가 적은 호수로 옮겨놓았다. 11년간 평화로운 환경이 계속되자 '느긋한'구피들이 태어났다. 이들은 성숙하기까지의 시간이 조상보다 10퍼센트 오래 걸렸고 다 자란 후의 몸무게는 조상들보다 10퍼센트 이상 더 나갔다. 이들은 한 배에 낳는 알의 수도 적었지만 여기서 태어난 새끼 구피는 모두 과거보다 컸다.

 

11년에 걸쳐 구피가 10퍼센트 정도 커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얼핏 보면 지루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생명의 역사에서 11년은 눈 깜짝할 새도 안되는 시간이다.

 

레즈닉이 구피에게서 관찰한 진화의 속도는 심슴이 화석의 기록에서 본 진화의 속도보다 수천 배 빠른 것이었다. 심슨이 처음에 화석을 이용하여 진화를 관찰했을 때 비교대상이라고는 실험실에서 진화하는 초파리뿐이었다. 그래서 이 초파리들이 자연적으로 진화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레즈닉과 같은 과학자들이 자연 상태에서도 동물이 매우 빨리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위 글은 세종서적에서 출판한 칼 짐머-과학 저널리스트. 과학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차세대 주자로서, [뉴욕타임스 북리뷰]는 그를 가리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 중 가장 명민한 과학저술가"라고 극찬한 바 있다. 1994-1999년 <디스커버>지의 수석편집자를 역임했으며, <내추럴 히스토리>지에 진화에 관한 고정 컬럼을 기고하고 있다. 또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사이언스> 등 유명 과학잡지와 [뉴욕타임스 매거진][뉴스위크] 등에도 꾸준한 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칼 짐머는 이러한 저술 활동과 국제 보고서를 쓴 공로로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 상, 미국 생물학협회가 주는 미디어부문 상, 뛰어난 과학 저술에 주어지는 Everett Clark 상 등을 수상했다.

 

그동안 출간한 책으로는 진화의 기이한 수수께끼들을 추적한 책 (1999). 공룡들의 삶을 탐구한 (2000) 등이 있으며, 이 책 <진화Evolution>는 [디스커버]와 [뉴사이언티스트] 등에 의해 2001년 최고의 과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 이후에는 17세기 신경과학의 여명을 다룬 를 출간했다. 현재 그는 과학 강의 및 저술활동 외에 'Fresh Air', 'This American Life' 등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의 책 <진화Evolution>을 참고하여 썼다.

 

참고 : 칼 짐머의 책 <진화Evolution>

 

출처 : sunrisesunset
글쓴이 : 가을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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