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집 나간 겨울을 찾습니다

토양환경 2007. 1. 23. 17:43

2007년 1월 22일 (월) 16:43   매일경제

"집 나간 겨울을 찾습니다"


 

한겨울인 1월 중순이지만 '봄 같은 겨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휴일인 21일 부산의 낮 기온은 무려 14.9도까지 오르면서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진풍경을 이루었다.

같은 날 7도가 넘는 포근한 날씨를 보인 서울에서도 비교적 가벼운 겉옷 차림의 시민들이 밤 늦게까지 거리에 남아 휴일을 즐겼다.

◆ 15년 만에 한강 얼음 실종

= 서울은 작년 12월부터 지난 21일까지 52일 동안 평년보다 기온이 낮았던 날은 단 보름에 불과했다.

실제 1월이면 얼어붙었던 한강도 올해는 멀쩡한 상태다. 기상청은 "한강이 얼어붙으려면 영하 10도 아래 강추위가 사나흘은 지속돼야 하는데 최근 이런 추위가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이 상태로 가면 9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한강이 얼지 않는 겨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난방기기 업체와 스키장 등 한철 특수를 노리는 업종 종사자들도 포근한 겨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전북 무주리조트 관계자는 "올해는 매일 새벽 3~4시간씩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 겨울 유독 포근한 겨울 날이 많은 이유는 북쪽의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제대로 확장하지 못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보통 겨울철에는 대륙 고기압이 확장을 했다가 그 뒤로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찬 공기가 내려와 추워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올해는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동쪽으로 흘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 엘리뇨 현상이 원인

= '겨울철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엘리뇨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는 지구온난화는 해수 온도를 높인다. 얼음이 녹을수록 지구 표면은 태양에너지를 많이 흡수해 온난화가 촉진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엘리뇨는 태평양 적도 해역의 해수 온도가 주변보다 2∼10도 정도 높아지는 현상이며 올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속초 앞바다 표층 수온은 평균 9.5도. 예년보다 2도, 작년보다는 4.5도나 높은 수치다. 높은 해수 온도는 대기 흐름에 영향을 주고 이상 기상을 초래한다.

[이소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