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스크랩] [사이언스] “생명 기원물질, DNA 아닌 RNA

토양환경 2007. 2. 13. 20:02
[사이언스] “생명 기원물질, DNA 아닌 RNA” (2002.11.14)



관련특집
- 생명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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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그늘에 가려 2인자 역할을 해오던 RNA가 최근 생명공학의 비밀이 조금씩 풀리면서 각종 생명현상의 핵심물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생명과학계에서는 사실상 DNA가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독점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DNA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각종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전현상을 결정하는 물질로 이제 ‘생명공학=DNA’로 인식할만큼 대중화됐다. 하지만 최근 RNA가 DNA보다 생명현상의 여러 단계에서 더욱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면서, RNA가 생명의 기원 물질일지도 모른다는 이론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생명의 기원물질을 DNA나 단백질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RNA가 복제는 물론 경우에 따라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기능도 가진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RNA가 생명의 기원물질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밀스런 베일에 가려져 있던 RNA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RNA가 생명체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선 화학적 구조면에서 DNA와 RNA는 사촌관계이다. DNA나 RNA는 모두 ‘뉴클레오티드’라는 물질을 기본 단위로 구성된 사슬이다.

지금까지 가장 잘 밝혀진 RNA의 기능은 ‘정보전달자’의 역할이다. DNA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인데, 직접적으로 단백질 생산에 관여하기보다는 RNA를 매개체로 사용한다. 즉 DNA에 있는 유전정보가 RNA에 인쇄되고, 이렇게 인쇄된 정보가 단백질을 만드는 주물 (鑄物)역할을 한다. 이처럼 정보전달자 역할을 하는 RNA를 메신저-RNA(mRNA)라고 부른다. 실제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에는 또 다른 종류의 RNA(tRNA)가 작용하는데, 이것은 단백질합성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데리고 오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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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건물의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RNA(rRNA)도 있다. DNA로부터 정보를 받은 mRNA는 리보좀이라 불리는 거대한 ‘생명체공장’에 들어가고, 이 ‘생명체공장’에서는 mRNA에 적혀있는 순서에 따라 tRNA가 데리고 오는 아미노산을 연결시켜 단백질을 만든다. rRNA는 이 공장이 제 모양을 갖추는 데 필요한 골조 역할을 한다. RNA는 DNA의 복제과정에도 필요하다. 조그만 RNA 조각이 DNA에 달라붙어야 DNA가 제대로 복제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게놈이 DNA로만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지만 RNA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러스의 게놈이다. 최근 유행하던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상당수가 ‘엔테로바이러스’인데, 이 바이러스의 게놈은 RNA로 구성돼 있다. 종류는 다르지만 에이즈 바이러스ㆍ홍역ㆍ인플루엔자의 게놈에도 RNA가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RNA를 게놈으로 갖는 바이러스들은 변이가 심하고 내성이 쉽게 생겨나는 경향이 있다.

RNA는 효소로서도 작용한다. 효소로 작용하는 RNA를 리보자임(ribozyme)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RNA(Ribonucleic acid)와 효소(enZyme)의 합성어이다. 리보자임은 RNA의 특정 서열을 인지하여 그 부위를 자를 수도 있고 이어 붙일 수도 있다. 그래서 리보자임은 ‘분자 가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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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RNA의 ‘분자가위성질’은 생체 내의 나쁜 RNA를 없애는 데 쓰일 수 있다. 실제로 암세포의 특정 RNA를 잘라서 암세포가 죽게 만들거나 암이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공급로를 차단하는 리보자임을 항암제(抗癌劑)로 개발하는 연구가 실용화단계에 있다. 또한 C형 간염 바이러스 게놈의 특정 부위를 인지해서 잘라내려는 항(抗)바이러스제 개발도 한창이다.
게놈프로젝트 연구결과, 생명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약 4만개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유전자는 게놈을 이루는 DNA의 약 3%에도 이르지 못하며, 나머지 부분은 그저 쓸모없는 DNA 조각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백질을 만들지 않고 RNA만을 만드는 새로운 유전자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RNA들은 단백질ㆍDNA는 물론 다른 종류의 RNA 기능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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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리보좀의 구조.A,P,E는 tRNA가 결합하는 장소.보라색은 단백질을,파란색은 RNA를 나타낸다.

이와같이 RNA는 생명체 내에서 정보전달자ㆍ건물뼈대ㆍ효소 등으로 기능함은 물론 유전정보의 복제ㆍ단백질 합성ㆍ유전자 발현 등 각종 생명현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조만간 DNA와 사촌지간인 RNA가 비밀스런 베일을 벗고, 21세기 포스트 게놈시대의 총아(寵兒)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RNA 40억년전 탄생…4억년뒤 DNA 등장”

생명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40억년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가정하는 것도 힘들고, 그 가정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생명의 기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생명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시작물질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단백질·DNA들을 핵심적인 기원물질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RNA의 다양한 기능이 밝혀짐에 따라 RNA가 DNA나 단백질보다 수억년 앞선 물질이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이 현대 생물학과 화학을 근거로 추정한 ‘RNA와 DNA의 탄생과정’은 이렇다. 45억년 전쯤 지구가 생겨났고, 다이내믹한 지구 활동으로 3억년 후 각종 유기물질이 생겨났다. 이러한 유기물질들 간의 반응으로 다시 뉴클레오티드가 생겨나고, 이 뉴클레오티드들이 연결돼 RNA가 생겨났다. 그것이 약 40억년 전쯤으로 추정된다. 이 중 우연히 몇 개의 RNA가 자기 복제를 함으로써 이른바 ‘RNA 세계’가 시작됐다. 지금으로부터 38억년 전쯤의 일로 추정된다. 이 RNA들 중 일부는 뉴클레오티드를 계속 연결시켜 몸집을 불리며 다른 기능을 계속 획득한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그러나 RNA는 태생적으로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명이 짧은 것이 흠이었다. 이때 RNA와 비슷하지만 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지닌 DNA가 등장했다. 이때부터 오늘날 생명체의 핵심을 이루는 DNA와 단백질의 세계가 시작됐다. 지금부터 약 36억년 전의 일이다.


◇키워드

◆ 게놈(genome)은 문자적 의미로는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두 단어를 합성해서 만든 말이다. 생물학적 개념으로 게놈은 생물체에 담긴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사람의 세포핵에는 23쌍(46개)의 염색체가 존재한다. 유전정보는 바로 이 염색체에 담겨 있다. 이 중 나선형의 DNA로 이루어진 23쌍의 염색체 세트에 담긴 유전정보를 총칭해서 게놈이라고 부른다.

◆ 인간게놈이라는 말은 사람의 종합적인 유전정보를 일컫는 말이다.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작은 단위체는 세포다. 인간게놈은 3만~4만개의 유전자와 이를 구성하는 30억개의 염기로 구성돼 있다. 즉 인간게놈에는 사람의 생로병사(生老病死)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 RNA(Ribose Nucleic Acid)는 리보핵산(核酸)이라고도 한다. RNA의 종류로는 rRNA(리보솜RNA), mRNA(전령RNA), tRNA(운반RNA) 세 가지가 있다.

◆ 아미노산(amino acid)은 모든 생명현상을 관장하고 있는 단백질의 기본 구성단위를 말한다.


<집필진>

▲김선영 교수 대표집필(서울대 자연대 생명과학부 교수, 분자유전학 전공, 96년 국내 첫 대학내 바이오벤처기업 설립)

▲황우석 교수(서울대 수의과대 수의학과 교수, 인공 임신학 전공,95년 소 수정란 복제 성공)

▲김 빛내리 교수(서울대 BK21 생명과학인력양성사업단 계약교수.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 영국 옥스포드대 생화학과 박사)





출처:조선일보

출처 : UFO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들
글쓴이 : 호연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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