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스크랩] 제올라이트(Zeolite)

토양환경 2007. 1. 27. 05:52

제올라이트(Zeolite)

 

  지구를 이루는 물질의 65%는 알루미늄과 실리콘의 혼합산화물이다. 흔히 돌이나 흙, 암석들이 바로 그것이다. 제올라이트는 그 중 바로 하나이다. 각설탕이나 막대기처럼 생긴 제올라이트가 다른 돌과 가장 다른 점은 돌 안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이다. 구멍 크기는 약 1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정도다. 제올라이트의 사촌 격인 장석은 구멍이 너무 작아서 분자가 출입하기 어렵다.
제올라이트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크롱스테드라는 사람이다. 돌을 데우니까 수증기가 나와서 끓는 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제올라이트(Zeolite)는 원래 실리콘과 알루미늄이 산소원자를 통해 삼차원적으로 연결되어 생성되는 일종의 무기고분자 물질로서 보통 0.1-10 μm 정도 크기의 미세한 결정으로 얻어진다. 이들은 종류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0.3-1.3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세공(nanopore)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이온교환 능력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촉매, 흡착제, 이온교환제, 탈수제 등 산업계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학술적인 면에서는 양자크기(quantum size)의 다양한 반도체 비선형광학 물질들의 호스트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림 1. 제올라이트(Zeolite)
 
제올라이트는 우리 일상 생활주변에서 쉽게 볼 수가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이 빨래할 때 쓰는 합성세제에 30~40% 들어가는 첨가제이다. 사실 모든 빨래에 미세한 구멍들이 무수히 뚫려져 있는 아주 작은 돌가루가 들어가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빨래와 끓는 돌? 제올라이트가 물 속에 있으면 구멍을 이용해 물에 녹아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 이온을 잡는다. 딱딱한 물(경수)이 부드러운 물(연수)로 바뀌어 세제가 잘 녹고 때도 잘 빠진다. 

 

 

그림 2. 일정 방향으로 정렬된 유기-무기 혼합 초분자의 형성을 통한 제올라이트 초결정 생성
 
제올라이트가 풍부한 이탈리아에서는 천연 제올라이트로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짓고 살았다. 제올라이트는 다공성 물질이라 보온능력이 좋아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또 여름에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겨울에는 습기를 내뿜어 쾌적한 실내를 만든다. 음식 속에 들어 있는 독소를 빼낸다고 가축 사료에 넣는 사람도 있다. 정수기에도 쓰이고 담배 필터 중에도 제올라이트를 쓰는 것이 있다.
 
천연 제올라이트는 장신구로 많이 사용됐다. 깨끗한 제올라이트는 무색 투명하지만 불순물 특히 전이금속이온이 들어가면 다양한 색깔이 나타난다. 1900년대 중반 이후 합성 제올라이트가 만들어지면서 응용 연구가 활발해졌다. 특히 정유 공장에서 원유를 조각조각 내는 촉매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듀폰, 엑손 등 석유화학회사들이 관련 연구를 주도하면서 합성 제올라이트가 많이 만들어졌다. 현재 100여 종류의 합성 제올라이트가 만들어졌다.
제올라이트의 크기가 마이크로미터의 작은 크기이므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질을 마음대로 만질 수 있으면 새로운 기능을 갖춘 첨단 소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매우 높다.
 
천연 제올라이트 연구의 핵심은 유리판 등 다양한 판 위에 제올라이트를 한 겹으로 붙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자 풀’이 쓰인다. 에폭시기와 아미노기의 공유 결합 또는 양이온과 음이온의 이온결합을 많이 이용한다. 제올라이트에 에폭시기를 매달고 판에는 아미노기를 달아 서로 결합시키는 것이다. 제올라이트와 판 사이에 풀로렌 같은 분자공을 넣거나 고분자 합성수지를 넣기도 하고, 단백질과 DNA 등 생체분자의 결합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림 3. 분말로 뭉쳐진 합성제올라이트
 
이중 가장 효과적인 것은 고분자 합성수지다. 분자 차원에서 보면 울퉁불퉁한 제올라이트 바닥과 판의 빈 틈을 구석구석 메꿔 결합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합성수지는 마치 실처럼 생겨 ‘분자 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제올라이트와 분자 끈을 현실 세계에 비유하면 크기가 30m나 되는 돌덩어리를 3cm 밖에 되지 않는 실에 매달아 공중에 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작위로 존재하는 제올라이트 마이크로 결정들을 분자끈을 사용하여 서로 접합하고 조직화하여 첨단소재로서 응용할 수 있는 “제올라이트 초결정(zeolite supercrystal)”을 형성하는 것이다. 조직화된 제올라이트 결정들은 분자크기의 나노세공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의 나노세공 속에 다양한 반도체 양자점이나 발광물질등을 내포시키면 신개념의 태양전지, 전기발광장치 등을 제작할 수 있고 비선형 광학 성질을 지닌 분자들를 세공내에 정렬시켜서 우수한 비선형광학 성질을 띄는 획기적인 비선형광학 물질을 만들 수 있다.
 
현재 많은 화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제 2세대 화학의 일종인 나노입자들을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서로 연결시키고 조직화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나노입자들은 매우 불안정한 물질로서 이들을 규칙적으로 정렬시켜 조직화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나노입자들의 안정성을 높이고 나아가 이들을 규칙적으로 정렬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제2세대 화학 발전에 가장 핵심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제올라이트 내부에 나노입자, 나아가 반도체 나노입자인 양자점(quantum dot) 및 양자선(quantum wire)을 형성하면 이것은 외부와의 노출이 차단되므로 매우 안정된 상태로 유지 될 뿐만 아니라 형성된 나노입자들은 일정하게 분포된 제올라이트 세공 속에 존재하므로 규칙적인 배열을 이룰 수밖에 없다. 

  제올라이트는 제2세대 화학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나노입자들의 호스트 물질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유용한 나노입자, 양자점, 또는 양자선을 한 개의 제올라이트 결정 내에 내포시키더라도 한 개의 마이크로미터 크기를 갖는 제올라이트 결정만 가지고서는 장치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다양한 나노입자들을 내포한 제올라이트 결정들을 규칙적으로 결합시켜 2차원 및 3차원으로 정렬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야 하는데, 이때 제올라이트 마이크로 결정들이 2차원 또는 3차원적으로 질서 정연하게 정렬되어 결합되어진 상태를 ‘제올라이트 초결정’이라 부른다.

따라서 제올라이트 초결정 연구는 곧 제2세대 화학이 안고 있는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며 나아가 제3세대의 화학을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일거양득의 목표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균일한 제올라이트 결정 생성, 분자끈을 이용한 제올라이트 결정의 2차원 및 3차원 접합 및 배열, 제올라이트 결정 내부에 양자점을 내포시키는 방법 개발, 양자점을 내포한 제올라이트 결정을 이용한 전계발광다이오드 및 태양전지 개발, 형광물질을 내포한 제올라이트 결정을 이용한 면역학적 검증법(immunoassay) 등의 연구사업을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제올라이트 마이크로 결정들을 화학적 결합을 통해 초결정을 형성함에 있어서 크기와 모양에 차이가 있으면 크고 질서정연한 결과물을 얻는데 문제가 있으므로 우선적으로 모양과 크기가 매우 일정한 제올라이트 결정을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주에서는 무중력상태라 일정한 구조를 가지는 제올라이트 결정을 만드는데 매우 유리 할 것이다.
제올라이트는 오늘날 촉매, 흡착제, 이온교환제 등 다방면에 사용되고 있고 국내 대다수의 연구진도 전통적인 사용처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우리가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함에 따라 이에 고무되어 제올라이트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그 응용성을 찾아가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또한 기질 위에서의 작은 분자들을 이용한 자기조립 분자막이 보편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오늘날에 그간 우리가 보여준 마이크로 결정들의 자기조립 현상은 자기조립 분자막을 연구하는 화학자들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으며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였다. 


 

 

 
명예기자 김재윤
 
 

------------------------------------------------------------------

 

다음 블로그 [ 생활과학 잡학사전™ by 한국과학문화재단 ]
http://blog.daum.net/science_u

 

출처 : 생활과학 잡학사전™ by 과학문화재단
글쓴이 : 생활과학잡학사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