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스크랩] 자연계 대입 실전 논술 - 4

토양환경 2007. 5. 7. 16:45

 

 

《2008학년도 입시부터 자연계도 통합교과형 논술을 치르는 대학이 늘어난다. 자연계 학생들은 인문계 학생들에 비해 논술을 더 어렵게 느낀다. 더구나 아직 어떤 형식으로 문제가 출제될지도 모르는 형편이다. 주요 대학의 자연계 논술 예시문에 대한 수험생의 실제 답안을 분석해 자연계 학생들의 논술준비 방향을 제시한다.》

 

연세대 2008학년도 논술 예시문항Ⅱ

 

※다음 제시문을 읽고 아래 문제를 논술하시오.

(150분. 답안지 본문에 본인을 알릴 수 있는 어떠한 표기도 하지 마시오.)

 

(가) 향후 우리나라는 출산율 저하 및 사망률 감소 등으로 인하여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가 예상된다. 아래에 제시된 도표들은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내인구 변화에 관련된 자료들이다. <도표1>은 2004년까지의 총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자료이며 합계출산율은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동안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도표2>는 연령층별 인구비율에 대한 전망을 담고 있다. 예를 들면 2010년도에 0∼14세인 유년인구는 총인구의 16.3%, 15∼64세인 생산가능 인구는 72.8%, 65세 이상의 노령인구는 10.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 출생과 사망 사이의 균형 변화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기회에 또 다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현대인은 과거와는 달리 아이 낳는 일에 거의 집착하지 않는다. 북미의 후터파 교도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가급적 많은 식구를 갖고자 하지만, 그들조차도 건강 보장이 잘된 사회에서 10명 이상의 아기를 낳는 일은 거의 없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사람들은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한 많은 아이를 낳았던 것 같다. 단지 최근에 들어서 그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이 자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산 것은 지금부터 몇 년 전의 일에 불과하다. 서구 사회에서는 지난 한 세기를 지나면서 평균 예상 수명이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노화로 사망했는데, 이들은 생물학적으로 생존 가능한 연령까지 산 셈이다. 1900년 47세였던 사람의 예상 수명은 75세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이제는 적어도 일부 사회 계층에서는 더 이상 예상 수명이 증가되지 않는다. 1979년에 65세 된 미국의 백인 여성은 그후로 18년 반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되었고, 1991년에 이르러서도 그 예상 수치는 정확하게 같다. 모든 전염병과 사고로 인한 죽음이 없어진다 해도, 서구 사회의 평균 예상 수명은 단지 2년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증가할 여지가 남아 있기는 하다. 건강과 관련하여 사회 계층 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미숙련공의 아기는 전문 직종을 가진 사람의 아기보다 예상 수명이 8년 더 짧다. 국가의 수치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차이는 실제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 수명의 극적인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은 미래에 일어날 진화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노인의 증가는 그 이전 시대에 비해 더 많은 사람이 유전적인 이유로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싸움이나 질병 감염으로 죽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자연선택이 더 약해짐을 의미한다. 이제는 암과 심장병처럼 인생의 후반부에 발생하는 질병의 유전자가 인간의 사망과 더 관련이 있게 되었다. 이는 이미 아이를 낳아 그 치명적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한 이후에 사망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보유자가 아이를 낳기 전에 생존기회가 달라지는 경우에 비해 이런 유전자에 작용하는 자연선택력은 훨씬 약해진 것이다.

 

인간은 전에 비해 더 적은 수의 아이를 낳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생물학적 시계가 멈출 때까지 생존하는 새로운 삶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간이 지구에 출현한 이후로 지금까지 6000세대를 거쳤다면, 이런 현상은 인간이 단지 20세기를 거치며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자연선택이 그 작용 방식을 바꾸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생존보다는 생식력에 의해 자연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산아 제한을 통해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는 일이 이제는 보편화되었지만, 각 가족이 갖는 아이 수에는 아직 차이가 있다. 상위 계층은 하위 집단에 비해 산아 제한에 대한 생각을 잘 받아들였다. 프랑스 귀족이 제일 먼저 이를 받아들여서, 단지 100년 사이에 한 번의 결혼으로 낳는 아이 수가 여섯 명에서 두 명으로 감소했다.(···) 산아 제한이 널리 퍼진 이후로 가족 간의 아이 수의 차이는 감소해 왔지만, 아직 아이 수의 차이에 의한 자연선택은 생존자 수에 작용하는 자연선택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인류가 살아온 과정에서 자연선택은 생존 기회보다는 우리가 낳는 아이 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선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금까지 가장 잘 알려온 질병, 기후, 기아 등은 생식보다는 생존에 영향을 미쳤다. 생존과 생식 사이의 균형이 한쪽 방향으로 치우침에 따라 앞으로의 진화는 새로워질 것이고 예상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일찍 성숙하면 좀 더 많은 아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아마도 생식 가능 연령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소녀들은 과거보다 어린 나이에 성적으로 성숙한다. 이런 경향과 상반되게 서구의 여성들은 반세기 전에 비해 5년 정도 늦게 결혼을 한다. 일찍 결혼하거나 늦게 결혼하는 경향(또는 아이를 낳기를 제한하는 경향)과 관련된 유전적 요소가 있다면, 이것은 진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다.―스티브 존스, ‘유전자 언어(The language of genes)’

 

 

[논제]

 

1. 제시문 (가)의 <도표2>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 변화를 구하고자 한다. 이 자료를 분석하는 수리적인 과정을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하시오.(30점)

 

2. ‘조출생률(粗出生率)’은 특정 인구집단의 출산수준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지표로서 ‘1년간 인구 1000명당 당해연도 출생아 수’를 말한다. 2000년도 조출생률은 제시문 (가)의 <도표1>로부터 근사적으로 구할 수 있다.(단, 2000년도 전체인구는 약 4600만이라 함.) 제시문(가)의 <도표1>로부터 구한 이 값을 <도표2>로부터 추론하여 구한 값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조출생률이 향후 40여 년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해 보시오.(45점)

 

3. 제시문 (나)에 근거하여 <문제 1>과 <문제 2>에서 예측한 우리나라의 인구 변화가 우리의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술하시오.(800자 안팎, 25점)

 

 

제시문의 오류까지 지적한 수리적 해석 돋보여

 

■ A 수험생 답안

 

[문제1]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을 정확하게 구하기 위해서는 연령별 인구와 총인구가 얼마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주어진 도표에서는 세부적인 연령별로 인구를 제시하지 않고 세 가지 연령층별 인구 비율만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대략적인 값만을 얻을 수 있다. 정확한 수치가 아닌 대략적인 연령 범위만을 나타냈기 때문에, 먼저 두 가지를 전제해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 인구의 예상 평균 수명은 80세로 한다. 이는 ‘65세 이상’이라는 연령층을 명확히 한계 짓기 위함이다. 나머지 하나는 각 연령층에 속하는 연령별 인구는 서로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0∼14세’ 연령층에 속하는 0세, 1세,…, 14세 각 연령의 인구가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각 연령층의 대표값을 중간값으로 하기 위함이다.

 

‘(전체인구의 평균 연령)=∑(연령×연령별 인구)÷총인구’

위의 수식이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을 구하는 식인데, 주어진 도표를 활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바꾸어 나타내면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연령×연령별 인구/총인구)=∑(연령×연령별 인구비율)=∑(연령층별 중간값×연령층별 인구비율)’

 

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연도별 전체 인구 평균연령을 구하면 1970년 26.7세, 80년 29.7세, 90년 32.8세, 2000년 35.0세로 나타나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이 점차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문제2] (가)의 <도표1>에서 나타난 2000년 총출생아는 약 65만명이다. 당해 연도의 총인구가 약 4600만 명이므로 2000년도 조출생률은 약 14.1이 된다.<도표2>에서 출생아는 0세 인구와 같으므로 0∼14세 연령별 인구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0세 인구의 인구비율은 21.1×1/15(%)이므로 이를 바탕으로 조출생률을 추론해 보면 21.1/100×1/15×1000≒14.0으로 <도표1>에서 구한 값과 거의 같음을 알 수 있다. <도표1>에는 2004년도까지의 출생아 수만 제시되어 있어 향후 40년간의 변화를 추론할 수 없으므로, <도표1>과 <도표2>에서 구한 값이 거의 같은 점을 이용하여 <도표2>의 자료로 향후 추세를 예측할 수 있다. <도표2>에서 나타난 0∼14세 연령층 인구비율의 변화를 보면 2000년 21.1%, 2010년 16.3%에서 2040년 10.1%까지 인구비율이 꾸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0∼14세 인구비율과 조출생률과의 관계는

 

(조출생률)=(0∼14세 인구비율)×1/15×1000

 

과 같이 나타낼 수 있으므로 0∼14세 인구비율의 감소는 조출생률의 감소와 직결된다. 위의 식대로 계산을 하면 조출생률은 2010년 10.9, 2020년 8.4, 2030년 7.5, 2040년 6.7 순으로 2000년 현재를 기준으로 2040년까지 4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3] <문제1>과 <문제2>에서 예측한 우리나라의 인구 변화 양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그 중 하나가 평균연령의 증가이다.<도표2>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토대로 하면 평균연령의 증가는 유년인구의 감소와 노령인구의 증가가 원인이 됨을 알 수 있다. 이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노동력의 부족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정년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년 이상의 연령층 즉, 65세 이상의 노령인구는 노동력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 2000년 현재는 오히려 실업인구가 많지만, 미래의 노동력인 유년인구의 출생률 감소와 정년을 지난 노령인구의 증가가 계속되면 결국 미래에는 노동력이 부족해 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미래에는 부족한 노동력 확보를 위해 정년제의 연령제한을 높이거나 아예 정년제를 폐지하는 등의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다. 또한, 노령인구의 증가에 발맞춰 사회복지 시설과 노령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일명 실버산업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의 확대는 국가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미래에는 노동인구 일인당 조세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다.

 

출생률의 감소는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온다. 우선 학교, 학원 등 교육시설이 대폭 줄어들 것이다. 현재는 시골이나 섬 지역에서 일어나는 학교 통폐합과 같은 일들이 머지않아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그와 동시에 교사직의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노동력의 이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출생률의 감소가 가져오는 또 다른 현상은 바로 출생률 감소의 반복이다. 현재의 여성들은 과거에 비해 일찍 성숙하여 생식가능 연령이 과거에 비해 빨라졌다. 이 한 가지만 본다면 예전보다 출산율이 늘어날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제시문 (나)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한 바에 따르면, 서구의 여성들은 반세기 전에 비해 5년 정도 늦게 결혼을 한다는 점 때문에 앞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도출된다. 즉, 생식가능 연령은 빨라졌지만 출산 연령은 오히려 늦춰지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출생률의 감소가 반복되어 미래사회에서는 산아장려 정책이 실시될 것이다.

 

 

■ A 수험생 첨삭지도

 

[문제1]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표2)로부터 연도별로 평균연령을 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평균연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논제가 제시한 도표에서는 특정 가정이 따라야만 평균연령을 구할 수 있다. 위 학생은 이러한 제시문의 빈약함을 정확히 파악하고 평균을 구하기 위한 다른 가정을 했는데 제시문의 오류를 꼼꼼히 파악하는 면이 돋보인다. 또한 특정 가정이 수반되어야 하는 이유까지도 제시하면서 수리적인 해석을 해 돋보이는 답안을 구성하고 있다.

 

[문제2]에서 전체적으로 문제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법은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2000년도 조출생률을 <도표1>을 이용하여 구한 것과 조출생률=(0세∼14세 인구비율)×1/15×1000이라는 식을 만들어 <도표2>를 이용하여 구한 것을 비교하여 2010년, 2020년, 2030년, 2040년의 조출생률을 예측하고자 한 부분은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몇 군데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첫 번째로 2000년도 조출생률을 <도표2>로 구하는 과정에서 0∼14세 연령별 인구가 동일하다고 가정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2004년 총인구 4600만 명의 21.1%는 970.6만 명이다. 970.6만 명의 1/15이 64.7만 명이므로 2000년도 0세∼14세 인구 중 0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0∼14세 인구 전체의 약 1/15이 됨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로 2010년, 2020년, 2030년, 2040년의 조출생률을 구한 값을 보면 10.9, 8.4, 7.5, 6.7로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2010년과 2020년보다 2030년과 2040년에는 감소폭이 둔화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가 <도표2>의 0∼14세 인구비율의 감소 추세와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결론에 이러한 부분을 지적해 주었다면 보다 좋은 답안이 되었을 것이다.

 

 

[문제3]에서 인구변화의 양상을 두 가지로 나눠서 각각의 양상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일반적으로 예측되는 변화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접근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노동력 부족과 고용연한의 변화(정년제의 변화)를 연결시킨 부분은 무난하나 변화의 다양한 측면을 놓치고 있다. 노동력 부족에 의한 변화가 단지 정년제의 변화 한 부분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노동자의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까지 고려하여 서술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 조세부담 증가 부분에서는 노령인구 증가-사회복지시설 확대와 함께 노동인구의 감소까지 같이 언급해줬으면 더욱 튼튼한 서술이 되었을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노동력 이동의 원인이 교사직의 감소 하나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출생률의 감소에 따라 축소하게 될 산업 분야와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증가하게 될 산업 분야를 동시에 서술하여 고용 구조의 변화를 다루는 것이 종합적이고 체계화된 접근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출생률 감소의 반복’은 어불성설이다. 출생률의 감소가 출생률 감소의 반복을 가져올 수는 없다. 결혼과 출산연령이 늦춰지게 된다는 논거로 봐서는 지속적인 출생률 감소 혹은 출생률 감소 폭의 증가 정도가 되어야겠다.

 

 

< 동아일보 >

출처 : Think Factory of GooRaSoo
글쓴이 : 크레이지곽쌤 원글보기
메모 :